순수하고 무결한 표상으로서의 집
그는 눈을 감는다.
화면의 표면은 거친 붓을 휘두른 듯 무심한 붓질의 한 자락처럼 비백의 검은 바탕을 이룬다.
그 붓의 끝자락에서 검푸른 바다의 깊은 심장이 열렸다.
그리고 그 속에 아주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을 조가비 한 개가 떠올라 있다.
조가비와 바다의 깊은 심장은 어머니의 자궁 속처럼
바람 한 점의 기척도 잠재울 만큼 고요한 평화의 순간을 보여준다.
조가비의 단단하고 고른 표면의 주름들은 스스로 성스럽고 고요하고 환한 기운을 내 뿜고 있다.
그러나 그 고요는 한 호흡에도 금방 활짝 열릴 봉숭아꽃씨 주머니처럼 내재적 에너지를 품고 있다.
조가비는 오랜 여행에 지친 나그네의 배낭속의 근심과 추억과 상처까지도,
내밀한 모든 것들을 뜨겁고 느껍게 안으로 삭여 더욱 단단해진 외피의 껍질을 가진 집을 만들어냈다.
바다의 심장에 가 닿아 스스로 견고해진 그의 집이다.
그는 조가비와 벌집, 새집 등의 평범한 소재들의 통찰을 통해 비범한 사유의 세계로 이르는 길을 내었다.
그 집들은 자신만의 꿈에 이르는 공간에 대한 열망,
혹은 순수하고 무결한 세계에 대한 작가의 사유를 보여준다.
집은 자궁과 같은 여성성의 공간이다.
세계의 불안정함과 박탈과 결핍으로부터 단단하게 보호되고 치유되는 공간의 상징 언어이다.
화가의 집
그는 부드럽고 겸손한 천성을 가진 화가이다. 그런 그의 기질은 판화라고 하는
기계적인 메커니즘 안에서도 가장 무딘 붓끝을 찾아낸다.
그가 에둘러 무딘 붓끝을 찾아내어 거친 표면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본질의 순수함에 대한 강렬한 회귀 본능이다.
그리고 그는 낮은 목소리로 보여준다.
벌집에서 찾은 공존의 집.
스스로는 바다의 심장을 향해 견고하고 단단한 집을 오롯이 갖기를 열망하면서도
함께하는 ‘길 위의 집’을 짓기를 또한 거부하지 않는다.
가볍고 얇은 최소한의 경계만을 가진 각자의 존재들이 벌집과 같은 공존의 집을 짓기를 바라는
그의 사유는 늘 따뜻한 시선으로 주위를 감싸 안는 작가 자신의 천성이 만들어 낸 집니다.
그는 그 자신을 집을 찾았다.
그리고 그의 따뜻하고 깊은 성찰이 만들어낸 작품을 통해
우리는 우리 마음속에 깃든 가장 따뜻하고 순수한 자신만의 공간에 이르는 길을 보게 된다.
순수한 사유의 공간에 이르는 길을 내어준 작가에게 감사하다.
조형예술학 박사 이경숙
Park, Chel-Ho
1997 Complete M.F.A. University of Pennsyvania, Philadelphia,
U.S.A.
1992 M.F.A. Keimyung University, Daegu, Korea
1989 B.F.A. Keimyung University, Daegu, Korea
Solo Exhibitions
2010 Gallery G, Daegu
Shanghai International Artwork Expo, China
Manolin Gallery, Seoul
2008 Han Kee Sook Gallery, Daegu
Culture & Art Center, Ulsan
2007 Seok Gallery, Daegu
2004 Dusan Art Fair, Daegu
2001 Gallery Shilla, Daegu
2000 Total contemporary Museum, Jangheung
1999 Culture & Art Hall, Daegu
1998 Gallery of Art, Iowa, U.S.A.
1997 Meyerson Gallery, Philadelphia, U.S.A.
1994 Kirim Gallery, Daegu
1991 Taebaek Gallery, Daegu
Group Exhibitions
2010 The Young Artists of Today, Culture & Art Center, Daegu
A-One International Contemporary, Culture & Art Center, Daegu
Seoul Open Art Fair, COEX, Seoul
The Story of Spring, Gallery G, Daegu
2009 2009 AP111 Exhibition, Montmartre Gallery, Busan
Flower.Flower.Flower Exhibition, Jeon Gallery,Daegu
A-One Exhibition, Fukuoka Asia Art Museum, Japan
8 Artist NewYork, yfoGallery, Daegu
Daegu Art Fair, EXCO, Daegu
AP 111 Exhibition, Ami Gallery, Seoul
2008 Daegu Contemporary Art Exhibition, Art Center, Daegu
Korea Contemporary Artist Invitation, Culture Hall, Jejudo
Movie,Poem,Art meet, Suseng Artpia, Daegu
2007 Mutiple Levies Exhibition, Gallery M, Daegu
May Exhibition, Culture & Art Hall, Daegu
Art in Daegu of Today and Yesterday, Suseng Artpia, Daegu
Daegu Print Biennal, Culture & Art Hall, Daegu
2006 Nov-Dec 22 Exhibition Bibi Space, Daejeon
Newyork-Daegu Contemporary Print, Culture & Art Hall, Daegu
International Print Network, Heiri Artvillage, Kyunggido
박 철 호
1997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대학원 수료
1992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졸업
1989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학화 졸업
개인전
2010 갤러리G, 대구
상해국제아트엑스포, 중국
마놀린 갤러리, 서울
2008 한기숙갤러리, 대구
문화예술회관, 울산
2007 석갤러리, 대구
2004 두산아트페어, 대구
2001 갤러리 신라, 대구
2000 토탈미술관, 장흥
1998 Gallery of Art, Iowa, 미국
1997 Meyerson Gallery, Philadelphia, 미국
1994 기림갤러리, 대구
1991 태백화랑, 대구
단체전
2010 오늘의 청년작가전, 문화예술회관, 대구
A-One 국제현대미술제, 문화예술회관, 대구
서울오픈아트페어, 코엑스, 서울
The Story of Spring, 갤러리G, 대구
2009 2009 AP전-부산, 몽마르트갤러리, 부산
꽃.꽃.꽃 전, 전갤러리, 대구
A-One전, Art with an Accent, 후꾸오카아시아미술관, 일본
8 Artist NewYork, Yfo 갤러리, 대구
대구화랑미술제, 엑스코, 대구
AP 111전, 갤러리 아미, 서울
2008 대구현대회화제, 시민회관, 대구
영화, 시, 그림이 만나다, 수성아트피아, 대구
한국현대작가 초대전, 문화회관, 제주도
2007 멀티스리버스전, 갤러리M, 대구
오월전, 문화예술회관, 대구
대구미술의 어제와 오늘, 수성아트피아, 대구
대구판화비엔날레, 문화예술회관, 대구
2006 Nov-Dec22 비비스페이스, 대전
뉴욕-대구현대판화제, 문화예술회관, 대구
국제판화네트워크, 헤이리, 경기도
15회 개인전을 갖는 박철호 작가는 자연과 공간에 관한
자신의 사색을 표현한 작품들을 보여준다.
자연에 존재하는 소재대상을 작가가 사유하는 공간의 의미와 연결하여
순간과 영원, 절망과 희망, 생성과 소멸의 대칭적 순환에서의 존재의 의미를
직관적 감성으로 포착하여 작가의 감각과 합일되는 시공의 순간을 정지시켜 화폭에 펼친다.
고도문명사회에서 자신의 존재성을 상실한 채 부유하는 현대인의 삶으로부터
집의 의미는 그에게 새롭게 다가온다.
벌집, 새집, 조가비 등 자연에 존재하는 대상들로부터
집이 지니는 본질적 의미를 돌아본다.
합목적 원리에 의해 자유하는 자연으로부터 반목적의 원리가 지배하는
인간세상에서의 절망을 구원하는 의미를 표상한다.
그 의미는 자신의 회화공간에서 조형적 질서와 작가 고유의 감성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몇 가지 형태의 작업들이 보여 진다.
드로잉과 판화 및 회화 기법과 silkscreen 기법이 혼용된 작업들이 전시된다.
회화 기법과 silkscreen 기법이 혼용된 작업에서는 의식과 무의식이 동시에 구현되어 드러난다.
대칭되는 사유개념들이 작가의 미의식으로 조화되어 고유한 미감으로 표현된다.
작가는 반복되는 드로잉과 판화작업의 예술행위 속에서 자신의 본성은
자연이 지닌 의미에 깊이 닿아 있음을 지각한다.
깊은 사유로부터 각인된 인식은 현대문명사회가 지닌 부자유로부터
인간본성의 자유가 회복되어 치유되기를 희망하며 화폭에 표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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